도시에서 생활할 때 직접 작물을 키워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베란다에서 토마토를 키워본 것을 시작으로, 옥상에서 무, 루꼴라, 토마토, 당근등을 키워봤습니다.
내손으로 작물을 심고 키우는 재미에 빠져들었어요. 작은 씨앗에서 시작해 점차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재미가 있었어요.
비록 수확량이나 크기면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수확'을 한다는 것 만으로 큰 행복이었답니다.
그러다가 귀촌을 하고 시골에 살게 되었고 집 뒤 작은 텃밭에서 작물을 심고 키우다가 좀 더 잘 키워보고 싶은 작물이 있어서 마을에서 비닐하우스를 빌렸습니다.
시골에서 비닐하우스 빌려 농사짓기
이장님께 땅이나 비닐하우스 안 쓰는 것이 있는지를 여쭤봤는데 좀 처럼 쉽게 빌려주시는 눈치가 아니셨어요.
첫째는 "농사 힘든데 왜 하려고 하냐?"
둘째는 "계속 잘 지을 수 있냐, 하다가 안하는거 아니냐?"
"마을 사람들은 쉽게 안 빌려준다." 하셨어요. 그렇게 쉽지 않게 비닐하우스를 빌렸답니다.
비록 비닐하우스 군데군데 찢어진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큰 장점이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물탱크였어요. 또한 비닐하우스 안에 펌프도 있었어요. 비닐하우스에서 작물을 키울 때 정말 중요한것이 물이예요. 노지에서 키울 때는 가물다가도 비가 오면 조금 나은데 비닐하우스는 비가 와도 작물은 물을 먹지 못하기 때문이예요.
먼저 비닐하우스 안 땅을 갈아달라고 부탁드렸었어요. 비닐하우스는 100평정도 되는 하우스예요. 비닐작업을 하기전 골을 타고 땅을 갈아 엎는걸 관리기로 해주셨는데 비용은 3만원이었어요.
간단해 보이는 '비닐멀칭'작업도 엄청 힘이 들었어요. 군데군데 돌도 많아서 골라내며 비닐작업을 했는데 초보여서 그런지 쉽지 않았어요. 참고로 사진에 보이는 스프링쿨러는 사용하지 않았어요. 키우고자 하는 작물이 스프링쿨러보다는 바닥에 까는 점적호스가 적합했기 때문이예요.
내부작업을 마쳤지만 정작 중요한 작업이 남았어요. 그것은 '관수'예요. 물탱크와 펌프는 있지만 어떻게 물을 줄 것인가가 중요했어요.
그래서 농수관의 사이즈를 파악하고 그것을 연결할 호스를 구매했어요.
물탱크에서는 호스가 두 개로 나뉘어 있어요. 두꺼운 농수관은 펌프에 연결되어 가동시키는 것이고 작은 것은 호스 그대로 사용할 때 쓰는 용도예요.
먼저 농수관이예요. 이게 생각보다 작업할 때 힘들었어요. 파이프에 분명히 맞게 잘 끼웠는데 쉽지 않더라구요... 수평이 조금만 맞지 않아도 잘 안되었어요.
이건 점적호스와 마무리 하는 도구, 호스 땅에 고정하는 도구 등이예요. 참고로 점적호스는 길이마다 구멍이 뚤려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저는 구멍이 나 있지 않은 걸로 구매했어요.
일반적인 점적호스는 촘촘한 편인데 저는 넓게 작물을 심을려고 했기 때문이예요.
저렇게 엘보부분을 끼우는 것도 오래걸리더라구요. 열심히 조이는데도 어긋나고 헛돌고 해서 그냥 물조리개로 줄까 하는 생각을 수십번도 넘게 했던거 같아요.
기존 자재들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연결했더니 물이 새는 곳이 있었어요.
이 사진 부분은 구멍이 나있는 부분이어서 물이 새더라구요.
그 뒤에 점적호스를 깔았어요. 농사를 많이 하신 분들은 '에이, 아니지' 하실꺼예요. 보통 점적호스를 비닐멀칭 안에 한다고 해요. 그 말은 두둑을 만들고 점적호스를 올리고 그 위에 비닐을 멀칭한다고 해요. 하지만 저는 초보이고 또 일반적으로 작물을 심지 않아서 위에 올렸어요. 일반적으로 작물을 심으면 생산성을 우선해서 병해충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촘촘하게 심는 편이예요. 하지만 저는 한번 심어보고 싶은 호기심(?)으로 시작했고 작물 자체가 멀리 뻗기 때문에 떨어지게 심었어요.
작물과 작물사이가 2m는 되요. 심은 작물은 백향과예요. 보통 패션프루트라고 하는 작물이예요.
작물이 위치한 곳에 깔아놓은 호스에 구멍을 뚫고 관수를 했어요. 다행이 위 사진 처럼 물이 잘 나오게 되었어요.
그 뒤에 했던 작업은, 비닐하우스 보수였어요. 가장 눈에 띈 정면 비닐 보수는 차광막으로 했어요. 비록 비닐로 하는 것이 보온의 효과가 있는데 차광막을 하면 바람이 다 통하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지지만 사실 어쩔 수 없었어요. 넓은 부위라서 비닐로 덧대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나름 차광막으로 고정을 했답니다.
다음은 작물을 세울 지지대를 박아놨어요. 2m높이의 고추지지대예요.
다음은 온도계를 하우스 안에 걸었어요. 온도가 너무 높으면 낮추기 위해 옆에 비닐을 더 걷어올리고 낮으면 비닐을 내려주면서 내부 온도를 조절 하기 위해서예요.
열심히 관리하니 작물이 잘 자라났어요. 베란다에서, 그리고 옥상화분에서 키우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답니다^^
보통 시골에서 하우스(100평)를 빌리는 비용은 쌀 한가마 정도라고 해요. 노지를 빌릴 때는 200평 기준이구요. 참고로 쌀 한가마는 80kg이예요. 저의 경우는 쌀 한가마의 비용으로 20만원을 책정해서 빌렸답니다.
시골에서 비닐하우스 빌려 농사를 계획하고자 하시는 분들,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조금은 참고가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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