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뒤에 작은 텃밭이 있어요. 올해는 수세미와 토마토, 그리고 바질만 심으려고 계획을 세웠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수세미 키우면 옆에 여주 한개 심어봐. 차로 우려먹게" 그래서 심게 되었어요, 여주.
여주, 그게 뭐지?
5월에 심고 글을 쓰는 10월까지, 약 5개월 간 여주를 심고 키우고 수확하여 차로 우려마시는 것 까지. 글로 남겨보려 합니다.
집 뒤에 텃밭이 정말 작아요. 아주 작은 텃밭에 수세미를 심기 위해 잡초매트도 깔고 준비를 다 하고 심었었어요. 후에 빈 공간 있으면 여주 한개 심어보라는 말씀에 옆에 부랴부랴 공간 만들고 여주 3개를 심었어요. 사진 속 자세히 보시면... 3개가 심어져 있는게 보이실거예요~ 제가 사는 곳은 5월8일 이후에 작물을 심어야 하는 (그 전에 심으면 서리 맞아서 성장이 더뎌지는...) 지역이예요.
아주 조촐하게 심어봤어요. 지지대도 약하고 어떻게 얼마나 자라는지도 몰라서 일단 고추끈으로 엮어서 모양만 갖춰봤어요. 그런데 제법 성장 속도가 있더라구요. 수세미보다 초반에 기세 좋게 커갔답니다. (살포시 보이는 노란 꽃...)
귀여운 여주 열매가 보이실까요?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어떻게 저런 모양이 되는지도 신기하고 커 갈 모습이 궁금하더라구요.
지지대에 걸쳐놓았어요. 커가면 무게가 있어서 끈으로는 안될 것 같았거든요. 사실 키우면서 곁순제거도 하지 않고 비료나 살충제 등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다만 수세미액비 만들어 놓은 것이 있어서 아주 가끔 그것만 줬었어요. 그런데도 잘 자라주는게 고맙더라구요.
기세 좋게 뻗어가는 여주예요. 그리고 사진왼쪽에 보이는 수세미도 빠른 성장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잎이 점차 커지면서 넝쿨손들이 마구 뻗히더라구요. 참고로 여주는 박목 박과의 넝굴성 한해살이 풀이예요. 쓴 맛이 나기 때문에 쓴 오이라고도 한데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아실텐데요. 당뇨에 좋다고 해서 천연인슐린이라고도 부른답니다. 혈당을 조절해준데요. 물론 쓴 맛이 강해서 생으로는 잘 먹지 않고 즙을 내려나 차로 우려 마신다고 합니다.
열매가 점차 커가고 있었어요. 근데 정말 신기한게 줄기만 뻗어가고 잎도 크지 않고 열매도 작게 조금 맺혔었는데 어느새 띄엄띄엄 열매가 크게 있더라구요. 영양분이 부족한가 싶었는데 열매가 크는 걸 보니 그대로 키워도 될 것 같아서 따로 손을 대지 않았어요.
어느새 여주가 많이 컸어요. 뒤에 살짝 보이는 건 수세미예요. 비슷하게 자라는 거 같아요. 모양도 길쭉~
뒤에 보시면 휑해요. 줄기고 앙상해요. 그런데 고맙게도 여주 열매는 통통하게 잘 컸더라구요.
원래 여주가 이렇게 큰가요? 신기해서 손이랑 비교해봤어요. 제 손보다 훨씬 크게 맺혔는데 혼자 덩그러니 있었어요. 솔직히 표현하면 '엥? 엉뚱하게 여기에 여주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여주 표면이 신기하더라구요. 오돌토돌 돌기가 많이 나있어요. 그래서 도깨미방망이라고도 부른데요.
가까이서 찍은 사진이예요. 씻으면서 돌기 끝이 조금씩 깍였나봐요. 살충제와 같은 농약을 하지 않아서 물로만 쓱싹 씻었어요.
보통 성인 손 한 뼘에 20cm정도 한다고 해요. 길~~쭉한 여주들이예요. 알아서 잘 커준 여주들이 고맙더라구요. 열매가 별로 안보여서 '수세미는 많이 맺히는데 여주는 왜 그럴까' 하고 생각했는데 알게 모르게 자라고 있었나봐요. 오른쪽 끝에 있는건 마치 용이 몸을 움츠린 모습 같았어요.
10월초에도 수확을 했어요. 아침저녁으로 날이 금새 추워져서 작물들의 성장이 더디고 끝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찾아보니 또 여주가 나왔네요. 여주 3개 심었는데 제법 수확량이 된 것 같아요.
이제 여주를 잘라서 말릴 준비를 했답니다. 여주는 덜 익었을 때 초록색이고 익으면 노랗게 변해요. 그리고 씨도 빨갛게 된답니다. 어느날은 집에 초록색 여주를 따서 놔두었는데 다음날 보니 노랗게 변해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놔두었더니 신기하게도 입을 벌린 것처렴 열매가 열려서 빨간 씨앗이 흘러 나오려고 했어요. 여주가 외관도 자라는 과정도 신기했어요.
씨앗때문에 쓴맛이 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초반에는 여주 말릴 때 씨를 모두 제거를 했었어요. 그런데 판매하는 것을 보니 씨앗이 그대로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먹어도 괜찮은가보다 하고 컷팅만 하고 씨앗채로 건조기로 말렸어요.
그렇게 잘 말린 여주를 부모님께 보내드렸어요. 부모님은 살짝 볶고 보리차 끓이 듯 끓여서 물 처럼 드신답니다. 쓴맛이 많이 나지는 않으신가봐요. 한해동안 심고 키우고 수확한 여주 이야기 였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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