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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속 조화

이사

by 소풍on밍 2018.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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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내가 있었던 공간이 떠오른다. 마치 제 3자가 나를 바라보는 것 처럼 익숙한 공간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내가 보인다. 그 때의 기억이 좋아서, 그리고 지금은 그 공간에 없기에 더욱 떠오르는 것 같다. 



‘나는 이사를 했다’



 내가 기억하는 순간 때 부터 (나는 5살 이전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4번정도 이사를 하였다.  어린시절 2번의 이사. 성인이 된 이후에 2번의 이사였다

이사를 많이 한 편은 아니다. 누군가는 학창시절 이사로 인해 전학을 갔던 경우도 있다는데 나는 한 집에서 20년을 살았었다. 학창시절과 20대를 보낸 곳은 반지하 방이었으며 이사한 곳은 지상에 햇빛이 비추는 1층 집이었다. 그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 


이사를 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나는 결혼을 했다. 어렵게 구한 전세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였다. 10군데의 집을 봤던 것 같다. 돈의 한계로 인해 전세금이 비싸지 않으면서도 구조는 좋았으면 좋겠고 방도 넓었으면 좋겠고 반지하 생활을 오래 해서 지상이었으면 좋겠고..여러가지를 고려하다가 그나마 나은 만족스러운 집을 찾아 계약을 했었다. 그 곳을 선택한 건 지금 생각해도 좋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그 곳에서 4년을 있었다.


4년이라는 시간은 긴 시간일까? 짧은 시간일까? 

나는 살아온 시간으로 치면 길다고 생각하고 공간의 변화로 치면 짧다고 생각한다. 4년이라는 시간동안 나를 둘러싼 많은 것들은 변화가 있었는데 ‘집’이라는 공간은 크게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두에 쓴 것 처럼 요즘 나는 그 때에 작은 방에서 컴퓨터를 하는 내가 한장의 사진 처럼 보인다. 거실에서 책을 보던 내가 한장의 사진 처럼 보인다. 이러한 기억이 추억인 것 같다. 

4년간 있었던 신혼집에서 도시텃밭을 한다며 방울토마토, 당근, 무 등을 키웠었다. 영상교육을 받을 때에는 상영작을 출품하기 위해 촬영을 하기도 했었다. 그 공간에서 나는 기쁘게 웃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었다. 그 곳엔 내가 있었던 것이다.













































‘ 그 공간의 기억을 조금이나마 기록하고 싶어서...’




이사를 한지 한달이 넘었다. 나는 잠시 부모님 댁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아내는 친정에 내려가 있다. 곧 새로운 공간에서의 새로운 시작이 있을 것이다. 난 또 다시 ‘이사’를 할 것이다.

그때에도 추억을 떠올리고 공간을 기억하고 기록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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